문학사

황순원 「너와 나만의 시간」│전쟁과 인간다움을 다시 묻는 시간

happy-sweetpota 2025. 6. 26. 20:19

오늘 함께 살펴볼 전후 소설은 황순원의 「너와 나만의 시간」입니다. 이 작품은 전쟁 중 부상당한 주 대위와 그를 끝까지 지키는 김 일등병의 이야기를 통해, 극한의 상황에서도 인간다움과 연대가 가능함을 보여주는 깊이 있는 전후 단편소설입니다. 내 생존여부조차 확실하지 않을 때 타인을 돕는 선택을 과연 할 수 있었을까요, 그리고 본인만의 길을 떠난 현중위가 결국 죽음을 맞이한 건 어떤 의미를 지닐까요. 지금부터 함께 황순원의 '너와 나만의 시간'을 감상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전쟁의 폐허 속에서 나아가야할 방향을 묻는 너와 나만의 시간 속 인물들의 모습.

 


작품 개요

  • 작가: 황순원 (1915~2000)
  • 발표 시기: 후기작 (1960년대 이후)
  • 갈래: 현대 단편소설 / 전쟁소설 / 심리소설
  • 배경: 6·25 전쟁 중 최전선에서 남하하는 군인들

 

 줄거리 요약

소설은 전쟁 중 부상을 입은 주 대위, 그리고 그를 부축해 남쪽으로 이동하는 현 중위와 김 일등병 세 사람의 이야기입니다.

주 대위는 허벅지에 치명적인 총상을 입고 움직일 수 없게 된 상태입니다. 부하 장교인 현 중위와 병사인 김 일등병은 그를 업고, 혹은 부축해 험한 산길을 헤쳐나가야 하는 상황에 놓여 있습니다. 이들은 구조되지 못한 채 방치된 고립된 전선에서 점점 굶주림과 피로, 추위, 공포에 시달립니다.

어느 순간, 현 중위는 더는 주 대위를 부축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하고 그를 남겨둔 채 혼자 떠납니다. 주 대위는 현 중위에게 “혼자 가게 해줘서 고맙다”라고 말하며 현실을 받아들입니다.

하지만 김 일등병은 끝까지 남습니다. 그는 상관의 명령도 아닌, 인간적인 선택으로 주 대위를 지키는 것을 택합니다. 김 일등병은 주 대위를 돕기 위해 불을 피우고, 그의 고통을 덜어주려 애쓰며, 마지막 순간까지 함께합니다.

이 극한의 상황 속에서 두 사람은 마지막으로 개 짖는 소리를 듣습니다. 이 소리는 단순한 음향이 아니라, 생명이 존재하는 곳이 근처에 있다는 희망의 신호입니다. 주 대위는 죽음을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끝까지 생명을 향해 나아가려는 의지를 보여줍니다. 이때 공유된 시간, 바로 그것이 ‘너와 나만의 시간’입니다.

 

시점 분석

이 소설은 전지적 작가 시점으로 쓰였습니다. 인물의 내면 심리를 섬세하게 전달하는 효과를 가집니다.  함께 가집니다.

  • 세 인물의 심리 상태를 비교하고 대비할 수 있습니다.
  • 독자가 도덕적 판단의 입장에 서도록 유도합니다.
  • 한 인물의 시선에 치우치지 않고, 사건을 다각도로 조망하게 합니다.

특히 김 일등병과 현 중위의 선택을 모두 보여주면서, 작가는 윤리적 질문을 독자에게 던지고 판단을 유보합니다. 과연 나라면 어떤 선택을 할까 고민해보시기 바랍니다.

 

인물 성격 분석

 

1) 주 대위

  • 부상으로 인해 무력한 상태에 놓인 상급 장교
  • 죽음이 가까워지는 상황 속에서도 품위를 잃지 않으며, 타인을 배려하는 태도를 보입니다.
  • 김 일등병과 함께 남겨진 순간, 마지막까지 희망의 끈을 놓지 않는 모습삶에 대한 강한 의지를 상징합니다.
  • 소설 제목의 ‘너’가 김 일등병, ‘나’가 주 대위라고 본다면, 이 둘 사이의 관계는 절망 속 희망을 공유하는 인간 연대를 드러냅니다.

2) 현 중위

  • 군대 내 합리주의자 혹은 현실주의자로, 생존을 위해 상관을 버리고 떠납니다.
  • 그의 선택은 비인간적이라고도 볼 수 있지만, 한편으론 극한 상황에서의 실존적 결단이기도 합니다.
  • 작가는 그를 완전히 부정하거나 비난하지 않으며, 전쟁의 복잡성과 인간의 불완전함을 보여주는 인물로 설정합니다.

3) 김 일등병

  • 이 작품의 핵심 인물로, 전쟁 속에서도 인간다움을 지켜낸 인물입니다.
  • 상관을 부축하며 고난을 감수하는 모습은, 책임감과 연민, 도덕성의 총체라 할 수 있습니다.
  • 명령이 아닌 자기 신념과 윤리에 따라 행동한다는 점에서, 주 대위와 더불어 작가가 제시하는 전쟁 이후에도 유지되어야 할 인간상입니다.

 

문학사적 의의

전후 문학의 성숙한 단계

황순원의 「너와 나만의 시간」은 단순히 전쟁의 비극을 묘사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그 속에서도 인간다움이 어떻게 유지될 수 있는지를 탐색합니다. 이 점에서 이 작품은 전후문학의 성숙기 대표작으로 평가됩니다.

  • 전쟁의 참상보다 인간의 내면 윤리와 선택에 집중한 점이 특징입니다.
  • 기존 전쟁소설이 폭력과 상처에 초점을 뒀다면, 이 작품은 극한 상황 속 도덕성과 연대를 조명합니다.
  • 인간의 선택을 통해 희망을 발견하는 메시지가 있다는 점에서, 이후의 실존주의적 문학과도 맞닿아 있습니다.

 

작품 제목의 의미

“너와 나만의 시간”은 생사의 갈림길에서 주 대위와 김 일등병이 나눈 마지막 생명의 시간입니다.

  • 이 시간은 단순히 물리적인 시간이 아니라, 절망 속에서도 서로를 위하며 버틴 의미 있는 순간입니다.
  • ‘전쟁’이라는 거대한 파괴 속에서 개인들이 만들어낸 가장 인간적인 시간이라는 점에서, 제목은 이 소설 전체의 메시지를 상징적으로 담고 있습니다.
  • 한 줄 요약하자면,
  • “가장 비인간적인 공간에서 피어난 가장 인간적인 시간”입니다.

수능 대비 읽는 팁

수능 출제 포인트 정리

출제 요소핵심 내용
갈래 이해 현대 단편소설, 전후 문학, 전쟁 소설
시점 효과 전지적 작가시점
인물 분석 김 일등병과 현 중위의 선택 대비
주제 해석 전쟁 속 인간성 회복, 윤리적 결단
표현 분석 개 짖는 소리의 상징성, 극적 구도 활용
 

수험생 팁 요약

  • 김 일등병과 현 중위의 선택을 도표로 정리해 비교해보세요.
  • **“개 짖는 소리”**가 주는 의미를 정리하세요. 이는 절망 중에 피어난 희망의 상징입니다.
  • 전쟁소설이지만, 심리소설로 접근하면 더 깊이 있는 분석이 가능합니다.
  • 주 대위의 마지막 대사나 김 일등병의 행동에서 작가의 윤리관을 파악해 보세요.

 

황순원 「너와 나만의 시간」 독서 후 활동 아이디어

작품 속 서정적 분위기와 성장의 테마를 살려, 학생들이 감정 이입과 자기 성찰을 할 수 있도록 돕는 활동들입니다.

1) 인물 일기 쓰기

주인공 입장에서 하루를 기록해보는 활동입니다.
인물의 감정 변화, 관계의 거리감을 중심으로 글을 써보며 심리 이해를 깊게 합니다.

2) 편지 쓰기 활동

주인공이 친구(혹은 독자)에게 보내는 편지를 씁니다.
작품 속에서 말하지 못한 속마음을 드러내도록 유도합니다.

3) 스토리 맵 만들기

사건의 흐름, 시간의 변화, 장소 등을 시각화하여 정리합니다.
공간과 정서의 변화를 연결하며 작품 구조를 파악할 수 있게 합니다.

 

4) 비교 감상 토론

비슷한 주제(우정, 상실)를 다룬 다른 작품과 비교해보기 (예: 손창섭 「비 오는 날」).
인물 간 관계, 분위기, 결말의 차이 등을 중심으로 토론을 진행합니다.

 


 마무리하며

순원의 「너와 나만의 시간」은 전쟁이라는 비극적 배경 속에서도 인간다움을 잃지 않은 한 병사의 이야기로, 극한 상황에서도 인간의 선택과 책임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작품입니다. 김 일등병이 지킨 그 짧은 시간은 단지 주 대위를 위한 것이 아니라, 우리 모두가 잃어선 안 되는 인간의 마지막 존엄에 대한 선언이기도 합니다. 단순한 전쟁 이야기로 보지 마시고, 그 안에 담긴 윤리적 질문을 함께 고민해보신다면, 이 작품은 수능을 넘어 인생의 독서로 다가올 것입니다. 무력과 절망이 지배하는 시대 속에서도 ‘사람으로서 해야 할 일’을 묵묵히 해낸 김 일등병의 모습은, 우리에게 진정한 용기란 무엇인가를 묻고 있습니다.
그가 택한 침묵과 기다림, 그리고 끝내 떠나지 않은 선택은, 말보다 더 깊은 울림으로 남아 오래도록 마음을 두드립니다.

또한 이 작품은 인간이 인간에게 끝까지 예의를 지킬 수 있는가에 대한 질문을 던집니다. 총성과 피로 얼룩진 전쟁터에서도 김 일등병은 의무와 충성이라는 군인의 윤리를 넘어, 인간으로서의 도리를 지킵니다. 이 작품을 통해 우리는 단지 생존이 아니라,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라는 본질적인 물음과 마주하게 됩니다. 감정의 절제 속에 깃든 절박한 윤리의식은 지금을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깊은 사유를 안겨주며, 무엇이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지를 다시금 되묻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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