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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을 잃은 시대, 박경리 『불신시대』 속 분노와 저항

작품 줄거리 요약과 전개 방식의 특징박경리의 단편소설 『불신시대』는 6·25 전쟁이 끝난 직후의 사회를 배경으로 한다. 전쟁 중 남편을 잃은 주인공 진영은 친정어머니와 외아들 문수를 데리고 서울 갈월동에 어렵게 살아간다. 그러나 아홉 살이 된 문수가 길에서 넘어져 큰 부상을 입고 병원에서 수술을 받다가, X-레이 촬영도 없고 마취 없이 진행된 엉터리 수술로 결국 세상을 떠난다. 아들을 잃은 충격 속에서 진영은 큰 슬픔과 분노에 빠지고, 영혼의 위안과 아들의 명복을 기원하기 위해 종교에 기대어 본다.진영은 가톨릭 성당과 불교 절을 찾아다니며 구원을 구하지만, 현실에서 마주한 것은 병원과 종교기관 곳곳에 만연한 부패와 위선이다. 성당에선 종교 의식을 빙자해 기부한 쌀을 사리사욕에 사용하는 모습이 보이고, 불..

문학사 07:00:35

윤흥길-장마, 장마가 쏟아지던 어느 여름, 한 소년이 겪은 가족과 이념의 상처

작품 개요작품 속 배경은 1950년 여름, 전쟁이 한창이던 시기의 남한 농촌입니다. 휴전선 부근에서 전투가 벌어지고, 마을 곳곳에서 피란민들이 몰려들며, 군인들이 마을을 드나드는 모습이 묘사됩니다. 하지만 작가는 전쟁터보다는 ‘후방’인 가족 내부를 조명함으로써 전쟁이 단지 총칼로만 벌어지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의 마음속에서도 치열하게 계속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이 소설이 쓰인 1970년대 초반은 유신 체제가 강화되며 이념 문제가 여전히 민감했던 시기입니다. 따라서 『장마』는 검열을 피해가면서도 민족 분단이 남긴 인간적 상처를 문학적으로 성찰한 작품으로 평가받습니다. 시대적 배경윤흥길의 『장마』는 1950년 한국전쟁이 막 발발한 시기를 시간적 배경으로 삼고 있으며, 그 배경이 되는 공간은 남한의 한 ..

문학사 02:20:00

최인훈 《광장》, 광장도 밀실도 없는 시대 — 이명준의 선택이 던지는 잔혹한 질문

최인훈의 대표작 『광장』은 단순한 소설이 아니라, 분단 한국의 현실과 인간 실존에 대한 깊은 성찰을 담은 한국 문학사상 중요한 작품입니다. 이 작품은 1960년 『새벽』지에 연재되었고, 1961년 단행본으로 출간되었습니다. 광복 후 분단과 한국전쟁을 배경으로 하며, 이명준이라는 청년이 남과 북, 그리고 제3의 공간을 찾아 방황하며 자살에 이르는 과정을 그린 분단문학의 정점으로 평가됩니다. 4·19 혁명 직후 발표되어, 냉전체제 아래 침묵되던 사회상을 비판적으로 드러낸 첫 시도 중 하나였으며, 이후 한국 문학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습니다. 어떠한 질문에도 '중립국'을 외칠 수밖에 없었던 명준의 선택은 무엇을 의미할까요 소설의 줄거리와 주요 주제 및 상징줄거리 요약한국전쟁 포로로 잡힌 이명준이 중립국으로 ..

문학사 00:31:33

문학의 시대, 1960–1980: 변화의 물결 속에 피어난 한국문학의 진면목

1. 격동의 시대, 문학이 품다1960년대부터 1980년대는 한국현대사에서 정치·사회적으로 가장 격렬한 변곡점이었습니다. 4·19혁명, 5·16쿠데타, 전두환·노태우 군사정권, 그리고 박정희의 경제발전과 그늘 속에서 문학은 민중의 분노와 희망, 억압과 저항을 증언하고 반영하며 발전해 나갔습니다. 이 시기는 문학 장르별 변주와 실험이 활발해졌던 시기로, 시·소설·극·전문비평·비주류문학이 풍성하게 성장했습니다. 이 글에서는 시대별 흐름과 주요 작가, 작품, 문학적 특징을 차근히 살펴보겠습니다. 2. 1960년대: 혁명과 현실의 충돌2-1. 4·19와 현실 참여 의식1960년 4·19혁명은 문학계에도 큰 충격이었습니다. 기존의 관념적·서정적 시는 민주와 저항의 에너지를 담기 시작했습니다. 윤동주의 유고시가 본..

문학사 2025.06.27

손창섭 「비 오는 날」 부산이라는 배경과 소설 속 비를 중심으로 분석

이 작품은 전쟁 이후의 황폐한 인간 군상과 존재의 허무를 그리고 있습니다. 전쟁은 사람의 인생을 송두리째 흔들고 가치관도 바꿔버릴 만큼 비극적인 사건입니다. 전쟁의 상황에서 가장 많이 목격하게 되는 장면은 죽음일텐데요. 이런 비극을 자주 목격하게 되는 사람들은 사람의 존엄, 목숨의 가치에 대해 너무 쉽게 생각하게 되고 허무함에 휩싸일텐데요. 이 작품 또한 전쟁 후 인간의 마음 속 모멸감, 절망감 등을 비오늘날 이라는 설정속에서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요즘같이 비가 많이 오는 장마철에 느껴지는 끕끕함과 우울감이 작품 속에 그대로 녹여져 있습니다. 따라서 우리는 왜 작품의 제목이 비오는 날일까 고민해보고 전쟁 후 상황과 비가 오는 상황을 연결해 읽어보면 소설을 좀 더 깊이 있게 읽을 수 있겠죠? 손창섭의 ..

문학사 2025.06.27

여름방학 맞춤 고등학생 문학 공부법 │ 고1~고3 수준별 전략 & 교재 추천

수능 대비부터 내신 강화까지단계별 문학 개념 정리 + 여름방학 실천 루틴 제안교재 추천 포함 (EBS, 자습서, 시중 참고서 등)안녕하세요. 오늘은 곧 맞이하는 여름방학 준비를 함께 해볼까 합니다. 방학이 되면 '이번에는 꼭! 열심히 공부하겠어'라고 모든 학생들이 굳게 다짐을 합니다. 방향성과 목표를 정하고 앞으로 향한다면 목적지에 더 쉽고 빠르게 도달할 수 있겠죠? 여름방학은 문학 공부의 기초를 다지고, 실력을 한 단계 끌어올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입니다.그래서 이번 포스팅에서는 학년별로 문학을 공부하는 목적과 방식에 맞게 고1-고2-고3 각각에게 맞는 전략을 소개하고 실천 중심 디테일 가이도 함께 안내합니다.각 학년별 문학 공부의 포인트와 여름방학 기간에 실천할 수 있는 구체적인 학습 루틴, 그리고 ..

문학사 2025.06.27

황순원 「너와 나만의 시간」│전쟁과 인간다움을 다시 묻는 시간

오늘 함께 살펴볼 전후 소설은 황순원의 「너와 나만의 시간」입니다. 이 작품은 전쟁 중 부상당한 주 대위와 그를 끝까지 지키는 김 일등병의 이야기를 통해, 극한의 상황에서도 인간다움과 연대가 가능함을 보여주는 깊이 있는 전후 단편소설입니다. 내 생존여부조차 확실하지 않을 때 타인을 돕는 선택을 과연 할 수 있었을까요, 그리고 본인만의 길을 떠난 현중위가 결국 죽음을 맞이한 건 어떤 의미를 지닐까요. 지금부터 함께 황순원의 '너와 나만의 시간'을 감상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작품 개요작가: 황순원 (1915~2000)발표 시기: 후기작 (1960년대 이후)갈래: 현대 단편소설 / 전쟁소설 / 심리소설배경: 6·25 전쟁 중 최전선에서 남하하는 군인들 줄거리 요약소설은 전쟁 중 부상을 입은 주 대위, 그..

문학사 2025.06.26

전쟁의 폐허 위에 피어난 문학 — 1950년대 한국 문학사의 흐름

안녕하세요 여러분. 1950년이라고 하면 가장 먼저 어떤 사건이 떠오르나요? 저는 6.25 전쟁이 가장 먼저 떠오릅니다. 광복 이후 얼마 되지 않아 발생한 우리 민족의 가장 큰 비극 6.25. 전쟁이 발발했는데요. 이 전쟁은 단순한 무력 충돌을 넘어, 한반도의 분단을 고착화시키고 수많은 생명을 앗아간 비극적인 사건이었습니다. 전쟁은 남과 북, 이념과 이념이 충돌한 참혹한 시간이었고, 민간인까지 그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아야 했습니다. 그로 인해 사람들의 삶은 송두리째 무너졌고, 문학 역시 이 참상을 외면하지 않았습니다. 이런 우리 민족의 아픈 역사를 반영한 1950년대 한국 문학은 어떤 흐름을 가지고 있는지 함께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시대 개관: 한국전쟁과 문학의 분기점1950년대는 한국전쟁(1950..

문학사 2025.06.26

6·25 전쟁 문학 속 기억과 상처의 재현 – 김원일 『마당 깊은 집』 해설

전쟁은 끝났지만, 사람들의 삶은 계속되었습니다1953년, 정전협정으로 6·25 전쟁이 멈췄다고 하여 고통과 피해가 끝난 것은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전쟁이 끝난 이후에야 많은 이들은 전쟁의 진정한 후유증, 즉 가족 해체, 생계 파탄, 사회 불신, 인간관계의 파열 등과 마주하게 됩니다. 한국 현대문학은 이처럼 눈에 보이지 않는 전쟁의 결과들을 이야기로 그려내며, 역사의 공백을 메워 왔습니다. 전후문학은 총성과 폭탄이 중심이 되는 전쟁문학과 달리, 전쟁 이후의 삶을 조용히, 그러나 치밀하게 그려낸 문학 장르입니다. 그 대표적인 작품이 바로 김원일의 『마당 깊은 집』입니다. 이 작품은 한 소년의 눈을 통해 전쟁 이후 공동체의 변화와 개인의 성장, 가족 해체와 사회 혼란을 조망하며, 문학적 깊이와 교육적 가치 모..

문학사 2025.06.26

6.25 전쟁문학 속 인간애와 회복의 메시지: 황순원의 『학』 깊이 읽기

전쟁 속에서도 인간은 인간다워야 했습니다.6.25 전쟁은 한민족 역사상 가장 비극적인 내전이었습니다. 이 전쟁은 단순히 이념의 충돌이 아니라, 동족이 서로에게 총부리를 겨누며 인륜과 도덕마저 무너졌던 잔혹한 시대였습니다. 하지만 그 처절한 현실 속에서도 인간의 따뜻한 본성과, 평화를 향한 의지가 문학작품을 통해 조명되었습니다. 전쟁문학은 그 자체로 아픈 역사의 증언이자, 인간성 회복의 가능성을 탐구하는 장르입니다. 그중에서도 황순원의 단편소설 『학』은 한국 현대문학에서 전쟁의 상흔과 인간애를 가장 섬세하게 그려낸 작품으로 손꼽힙니다. 이 작품은 교과서에도 수록되어 있으며, 수능과 임용시험, 대학 논술 등에서도 자주 다뤄지는 필독 작품입니다. 본 글에서는 『학』이 담고 있는 메시지를 작품의 구성, 인물, ..

문학사 2025.06.25